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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단어에 대한 고찰

한국은 예로부터 공동체 문화였다. 대가족 단위의 함께 하는 삶을 지향했기에 '우리'라는 말이 익숙하다. '내 엄마'가 아니라 '우리 엄마'. 우리 집. 가족 단위에서부터 우리 회사, 우리 학교, 우리 마을, 우리나라. 한 민족의 단위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요즘이야 흉흉한 세상 소식과 스마트폰 문화의 확산으로 개인주의가 대세지만 입에 붙는 말은 여전히 '우리'다. '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쉽게 생각하지만 가만 보고 있으니 쉽지 않은 말이란 걸 느낀다. 우선 나라는 객체가 있어야 '우리'가 성립된다. '내'가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나를 포함해야 우리가 될 수 있다. 내가 꼭 필요한 단어다. 그런데 내가 '우리'에 포함이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우리에 포함된 나는 더이상 '나'로 남아 있..

글/생각기록 2020.09.05

익숙해지다.

밥을 먹는데 아빠가 엄마 흉을 본다. "솔직히 니네 엄마 요리 진짜 모대. 몇 십년 했으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실력이 늘지를 아너." 이 한 마디에 내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는 수 십 년 전의 기억의 문을 열어젖힌다. 초등학생 시절. 엄마 친구의 딸이 놀러왔다. 같이 밥을 먹는데 김치찌개가 나왔다.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였다. 요리 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엄마가 해준 게 맛있냐 이게 맛있냐. 뭐, 그런 새삼스럽지 않은 소소한 질문이었다. 그 누나가 말했다. "김치찌개가 김치찌개로만 나와서 좋다." 자기 엄만 김치찌개든 부대찌개든 뭐든 다 섞어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웃으면서 넘어갔었지만 새삼 기억이 난다. 이게 벌써 20년 전이다. 언젠가부터 엄마의 찌개에도 이것저것 섞이기 시작했다...

글/생각기록 2020.07.05

대화

책을 읽으며 정보를 습득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잊어버린다. 책 내용의 5%~10% 정도 기억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읽은 책을 가지고 토의를 하면 책의 내용도 더 선명하게 기억나고 책에 없던 내용까지 습득이 가능하다. 단순히 '읽었다'는 간접경험이 대화와 토론이라는 직접경험으로 바뀌고 그 상황이 저장되면서 생생한 기억으로, 나의 지식으로 변화되는 것 같다. 대화를 통해 혼자서 글을 쓴다면 끄집어 내지 못할 표현들을 해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 생각이 정리되고 발전된다. 흐릿하던 게 아주 조금씩은 선명하게 바뀌어 가는 느낌도 있다. 대화의 장점이다. 나의 대화 습관에 단점이 있다면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내 기분에 따라 말의 분량이 매우 달라..

글/생각기록 2020.05.05

힘 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빛이 있으라 하시고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시고 넷째날부터 여섯째날까지 생명이 살도록 하셨다. 아담과 그의 아내 하와를 만드시고 에덴에서 살게 하셨다. 이런 창조가 있기 전에 하나님의 짝, 교회를 예정 해두셨다. 아담은 하와로 인해, 하와는 뱀으로 인해 죄를 지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여자의 후손을 약속하신다. 아담과 하와에게는 가죽옷을 지어 입히신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엄청난 홍수가 일어난다. 그때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방주 안에 들어가 구원을 받는다. 하나님께서 방주의 문을 닫으셨다. 또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은 다시 죄를 짓기 시작한다. 바벨탑을 쌓는다. 하..

글/생각기록 2020.04.01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 정주영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 정주영 성공의 비결로 차단의 힘을 말한다. 그런데 그 전에 '신호의 힘'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외부 또는 내부에서 오는 '신호'에 인간은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다. 아주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한 마디의 힘. 주변 사람들의 나에 대한 시선이나 평가일수도 있고 나 스스로가 뗀 진단서 일수도 있다. 책은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고 마이웨이를 하는 것의 힘을 말한다. 긍정적인 신호를 쏘면 긍정적인 사람이 되고 부정적인 신호를 쏘면 그렇게 된다. 아주 약한 신호도 내 안에서 증폭되어 어마어마한 힘을 발한다.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는 것이 세상 성공의 비결이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못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랐다. 어쩜 그렇게 멍청하냐는 소리를 초등학교 2학년때 들었었..

2020.03.22

코로나 바이러스

바이러스가 창궐한지도 한 달 여 시간이 지났다. 아직도 바이러스는 끝을 모르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덕분에 일하던 알바 자리를 잃었다.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었다. 돈은 없고 시간은 남게 됐다. 못 해오고 있는 것들이 많다. 책읽기, 영어공부 등. 글쓰기도 그 중 하나인 것 같다. 매일 펜을 쥐고 노트를 펴지만 굉장히 짧막한 글만 간략하게 쓰고 마는 듯하다. 서른이다. 하고 싶은 걸 더 하며 살고 싶으면서도 이제는 놀 수 없는 나이라는 경각심을 스스로 같는다. 여행도 더 다니고 싶고 더 놀러 다니고 싶고 더 많은 걸 보고 겪고 싶은데, 이제 그만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라고 머릿속에서 그렇게 말한다.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2주간은 집에만 있을 예정이다. 코로나가 ..

글/생각기록 2020.03.02

일본 불매운동

2019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생각보다 지속되고 있다. ​ 냄비근성이니 금방 꺼질것이라는 일본 외신과 일본 기업들의 예상과는 달리 쉽게 꺼지지 않을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한국인 여행은 30%정도가 줄었다고 한다. 유니클로 등 대표 일본효자 기업에도 인적이 뚝 끊겼다. 앞으로 시간이 더 길게 가면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조용히 시들것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것인가.

글/사회이슈 2019.07.28

어른의 정의

어른이 뭘까? 다 자라 자기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직위 항렬이 높은 사람.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손 윗사람을 보통 어른이라 부르지만 모든 손윗사람이 어른은 아닌 모양이다. 같은 손 윗사람이지만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종종있는걸 보면 그렇다. 정말 사전적 의미로 손윗사람이 아니라 어른이라고 불릴만한 어른이 되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할까? 내가 보기에 어른인 분도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따른다고 말한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있는 모양이다. 반대로 어리지만 어른이 없는 부류도 찾아볼 수 있다. 계몽을 해낸 위인들을 보면 젊다. 그러나 위인이 된다. 살아있던 시대에는 존경받는 어른이었을 것이다. 20대리도 어른 소리 들을 수 있고 60대라도 어른 대접 못 받을 수도 있고. 어렵다. 어른의 정의

글/생각기록 2019.06.12

많은 사람들이 착각 하는 한가지

신= 비과학적이다. 진화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진화론도 하나의 가설이다. 아직까지 단세포가 다세포로 스스로 자가분식한 사례를 발견한 경우는 없다. 다만 수십억년 동안 단 한번정도 그렇게 됐을 가능성을 추측하는 학문이다.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우연에 입각한 가설. 신의 존재를 비과학적으로 보는 근거는 대표적으로 증거가 없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말그대로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영성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진화론이나 창조론이나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적어도 지구에는 신이 지구를 만드는 과정을 본 사람이 없고 우주가 스스로 폭발을 해서 저절로 움직이는 생물이 나타난 것을 목격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신의 존재가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이다. 머릿속에 당..

글/생각기록 2019.02.01

나이차이

나이차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대화를 할 때 지적수준이나 사용하는 어휘력이 비슷하고 듣는 습관이 잘 된 사람, 거기에 관심사나 취미가 비슷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다만 정신연령이란게 실제 연령과 아주 비슷하게 형성된다는 건 인정한다. 특정 나이대에 하게되는 경험이나 보고 듣는 input이 고만고만하기 때문이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또 나이차이가 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선입견이 나이차이를 느끼게한다. '이 사람은 나보다 7살이 많다'는 인식을 가지는 순간이 나이차이가 나는 순간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에게 '존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나이를 전혀 모르는(그리고 추정하기도 불가능한 외모라고 가정한다면) 위대한 사람이 있다면 존경한다는 표현을 쓸법하..

글/생각기록 2019.01.07

세월

2000년에 태어난 친척동생이 내년이면 수능을 본다. 그 다음해에 성인이 된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명명하던데 전화기를 쓰지않고 살던 세대. 그런거 보면 나도 나이를 엄청 먹었다. 곧 서른이다. 그런가하면 위로 보면 아빠가 벌써 곧 예순이다. 요즘이야 인생은 예순부터 라는 소리도 많이들 하지만... 막상 현실로 생각해보니 머리가 백지가 된다. 아빠 엄마의 백발이 늘고 있다. 내 속에는 아직 열다섯 어린 소년이 살고 있는데 성장을 멈춘 소년이 감당하기에 세월의 파도는 너무 거세다. 멈추게 할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거센 파도다. 예순. 잔치를 해드려야 하는건가? 그냥 선물 드리고 넘어가나? 현실의 시간을 감당 못하는 나도 어떻게보면 디지털 노마드 시대인거 같기도 하다. 내 얼굴도 주름이 늘고 있는데 엄마아..

글/생각기록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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