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생각기록 114

코스모스, 이기적 유전자, 우주 시간 그 너머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는 이런 말을 했다. "단세포가 세포분열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무한에 가까운 시간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번쯤은 가능성이 있다. 첼시팀과 유소년팀이 백만년 동안 축구경기를 한다면 언젠간 한번은 유소년팀이 이길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찬사받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책을 정독해서 읽은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추천도서목록에 남아있을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단세포가 세포분열을 하고 스스로 진화를 할 수 있게 될 가능성과 축구경기 승패의 가능성을 비교한 것 자체도 어이가 없지만 진화론도 결국 로또와 비슷한 믿음에서 시작된 이론이라는 걸 알게 된다. 비유를 바꿔보자. 수만 가지 정도되는 자동차 부품들을 커다란 통에 아무렇게나 집어넣고 무한에 가까운 ..

글/생각기록 2022.03.13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잠이 오지 않는다. 4시간정도 지나면 출근이다. 역시 커피는 안돼. 너무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다. 정말 너무 많은 생각들이. 커피의 부작용이자 작용인가보다. 정리되지 않고 허공에 떠 다니다가 사라지는 생각들. 어느 순간 불쑥 튀어나와 놀라게 한다. 인간적인 것들. 심령의 생각들. 과거의 일들. 어디서부터 적어가야 할 지 모르겠다. 막막해지니 그냥 내일 걱정을 하게 된다.

글/생각기록 2020.11.09

지하철 안 어떤 사건

지하철 안 사소한 사건 토요일 저녁 7시. 7호선 부평구청행. 상당히 덩치가 큰 사람이 들어왔다. 빨간 줄의 이어폰을 끼고, 엘지 핸드폰을 손에 쥐었다. 고터에서 문이 열리자마자 쿵쾅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입에서는 모두에게 들릴 듯한 소리로 욕을 한다. 빈 자리에 앉는다. 가장 끝 자리이자 나의 맞은편 자리. 그의 옆자리가 비어있다. 한 할아버지가 와서 앉으려 하자 의자 두 개를 차지하면서 욕을 한다. "딴 데 앉아"라고 쿨하게 말한다.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걸음걸이를 보니 거동이 불편하다. 약간의 말다툼이 오가는 것 같다. 결국 할아버지는 앉지 못하고 덩치는 두 자리를 차지한다. 다음역. 문이 열리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온다. 덩치는 여전히 입으로 욕을 중얼거린다. 할아버지는 못마..

글/생각기록 2020.10.17

'우리'라는 단어에 대한 고찰

한국은 예로부터 공동체 문화였다. 대가족 단위의 함께 하는 삶을 지향했기에 '우리'라는 말이 익숙하다. '내 엄마'가 아니라 '우리 엄마'. 우리 집. 가족 단위에서부터 우리 회사, 우리 학교, 우리 마을, 우리나라. 한 민족의 단위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요즘이야 흉흉한 세상 소식과 스마트폰 문화의 확산으로 개인주의가 대세지만 입에 붙는 말은 여전히 '우리'다. '우리'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쉽게 생각하지만 가만 보고 있으니 쉽지 않은 말이란 걸 느낀다. 우선 나라는 객체가 있어야 '우리'가 성립된다. '내'가 없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다. 나를 포함해야 우리가 될 수 있다. 내가 꼭 필요한 단어다. 그런데 내가 '우리'에 포함이 되면 상황이 역전된다. 우리에 포함된 나는 더이상 '나'로 남아 있..

글/생각기록 2020.09.05

익숙해지다.

밥을 먹는데 아빠가 엄마 흉을 본다. "솔직히 니네 엄마 요리 진짜 모대. 몇 십년 했으면 익숙해질 때도 됐는데 실력이 늘지를 아너." 이 한 마디에 내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는 수 십 년 전의 기억의 문을 열어젖힌다. 초등학생 시절. 엄마 친구의 딸이 놀러왔다. 같이 밥을 먹는데 김치찌개가 나왔다. 엄마가 해준 김치찌개였다. 요리 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엄마가 해준 게 맛있냐 이게 맛있냐. 뭐, 그런 새삼스럽지 않은 소소한 질문이었다. 그 누나가 말했다. "김치찌개가 김치찌개로만 나와서 좋다." 자기 엄만 김치찌개든 부대찌개든 뭐든 다 섞어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웃으면서 넘어갔었지만 새삼 기억이 난다. 이게 벌써 20년 전이다. 언젠가부터 엄마의 찌개에도 이것저것 섞이기 시작했다...

글/생각기록 2020.07.05

대화

책을 읽으며 정보를 습득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잊어버린다. 책 내용의 5%~10% 정도 기억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읽은 책을 가지고 토의를 하면 책의 내용도 더 선명하게 기억나고 책에 없던 내용까지 습득이 가능하다. 단순히 '읽었다'는 간접경험이 대화와 토론이라는 직접경험으로 바뀌고 그 상황이 저장되면서 생생한 기억으로, 나의 지식으로 변화되는 것 같다. 대화를 통해 혼자서 글을 쓴다면 끄집어 내지 못할 표현들을 해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들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면서 내 생각이 정리되고 발전된다. 흐릿하던 게 아주 조금씩은 선명하게 바뀌어 가는 느낌도 있다. 대화의 장점이다. 나의 대화 습관에 단점이 있다면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내 기분에 따라 말의 분량이 매우 달라..

글/생각기록 2020.05.05

힘 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빛이 있으라 하시고 첫날부터 셋째날까지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시고 넷째날부터 여섯째날까지 생명이 살도록 하셨다. 아담과 그의 아내 하와를 만드시고 에덴에서 살게 하셨다. 이런 창조가 있기 전에 하나님의 짝, 교회를 예정 해두셨다. 아담은 하와로 인해, 하와는 뱀으로 인해 죄를 지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여자의 후손을 약속하신다. 아담과 하와에게는 가죽옷을 지어 입히신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엄청난 홍수가 일어난다. 그때 노아와 그의 가족들은 방주 안에 들어가 구원을 받는다. 하나님께서 방주의 문을 닫으셨다. 또 시간이 흘러서 사람들은 다시 죄를 짓기 시작한다. 바벨탑을 쌓는다. 하..

글/생각기록 2020.04.01

코로나 바이러스

바이러스가 창궐한지도 한 달 여 시간이 지났다. 아직도 바이러스는 끝을 모르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덕분에 일하던 알바 자리를 잃었다. 하루 아침에 실직자가 되었다. 돈은 없고 시간은 남게 됐다. 못 해오고 있는 것들이 많다. 책읽기, 영어공부 등. 글쓰기도 그 중 하나인 것 같다. 매일 펜을 쥐고 노트를 펴지만 굉장히 짧막한 글만 간략하게 쓰고 마는 듯하다. 서른이다. 하고 싶은 걸 더 하며 살고 싶으면서도 이제는 놀 수 없는 나이라는 경각심을 스스로 같는다. 여행도 더 다니고 싶고 더 놀러 다니고 싶고 더 많은 걸 보고 겪고 싶은데, 이제 그만 정착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라고 머릿속에서 그렇게 말한다. 결국은 이도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2주간은 집에만 있을 예정이다. 코로나가 ..

글/생각기록 2020.03.02

어른의 정의

어른이 뭘까? 다 자라 자기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직위 항렬이 높은 사람.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손 윗사람을 보통 어른이라 부르지만 모든 손윗사람이 어른은 아닌 모양이다. 같은 손 윗사람이지만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종종있는걸 보면 그렇다. 정말 사전적 의미로 손윗사람이 아니라 어른이라고 불릴만한 어른이 되려면 어떤 자격을 갖춰야할까? 내가 보기에 어른인 분도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고 따른다고 말한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있는 모양이다. 반대로 어리지만 어른이 없는 부류도 찾아볼 수 있다. 계몽을 해낸 위인들을 보면 젊다. 그러나 위인이 된다. 살아있던 시대에는 존경받는 어른이었을 것이다. 20대리도 어른 소리 들을 수 있고 60대라도 어른 대접 못 받을 수도 있고. 어렵다. 어른의 정의

글/생각기록 2019.06.12

많은 사람들이 착각 하는 한가지

신= 비과학적이다. 진화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진화론도 하나의 가설이다. 아직까지 단세포가 다세포로 스스로 자가분식한 사례를 발견한 경우는 없다. 다만 수십억년 동안 단 한번정도 그렇게 됐을 가능성을 추측하는 학문이다. 과학적이라기 보다는 우연에 입각한 가설. 신의 존재를 비과학적으로 보는 근거는 대표적으로 증거가 없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말그대로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영성에 의해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진화론이나 창조론이나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적어도 지구에는 신이 지구를 만드는 과정을 본 사람이 없고 우주가 스스로 폭발을 해서 저절로 움직이는 생물이 나타난 것을 목격한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신의 존재가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이다. 머릿속에 당..

글/생각기록 2019.02.01

나이차이

나이차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대화를 할 때 지적수준이나 사용하는 어휘력이 비슷하고 듣는 습관이 잘 된 사람, 거기에 관심사나 취미가 비슷하면 그만이지 않은가. 다만 정신연령이란게 실제 연령과 아주 비슷하게 형성된다는 건 인정한다. 특정 나이대에 하게되는 경험이나 보고 듣는 input이 고만고만하기 때문이지 않겠나 생각해본다. 또 나이차이가 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선입견이 나이차이를 느끼게한다. '이 사람은 나보다 7살이 많다'는 인식을 가지는 순간이 나이차이가 나는 순간이다. 나이 많은 사람이 나이 어린 사람에게 '존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나이를 전혀 모르는(그리고 추정하기도 불가능한 외모라고 가정한다면) 위대한 사람이 있다면 존경한다는 표현을 쓸법하..

글/생각기록 2019.01.07

세월

2000년에 태어난 친척동생이 내년이면 수능을 본다. 그 다음해에 성인이 된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명명하던데 전화기를 쓰지않고 살던 세대. 그런거 보면 나도 나이를 엄청 먹었다. 곧 서른이다. 그런가하면 위로 보면 아빠가 벌써 곧 예순이다. 요즘이야 인생은 예순부터 라는 소리도 많이들 하지만... 막상 현실로 생각해보니 머리가 백지가 된다. 아빠 엄마의 백발이 늘고 있다. 내 속에는 아직 열다섯 어린 소년이 살고 있는데 성장을 멈춘 소년이 감당하기에 세월의 파도는 너무 거세다. 멈추게 할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거센 파도다. 예순. 잔치를 해드려야 하는건가? 그냥 선물 드리고 넘어가나? 현실의 시간을 감당 못하는 나도 어떻게보면 디지털 노마드 시대인거 같기도 하다. 내 얼굴도 주름이 늘고 있는데 엄마아..

글/생각기록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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